생면부지 남자 대신 아우슈비츠에서 죽기를 자처한 신부
폴란드인 신부 막시밀리안 콜베는 1941년 아우슈비츠에서 탈출자에 대한 보복으로 아사형이 결정된 낯선 남자 대신 자원해서 죽었습니다.
주제: 헌신, 성인·성녀, 도덕·양심
1941년 7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한 명이 탈출하자 수용소장은 보복으로 같은 구역 수감자 중 열 명을 골라 굶겨 죽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지목된 사람 중 한 명인 폴란드 군인 프란치셰크 가조프니체크가 '내겐 아내와 아이들이 있다'며 절규했습니다.
그때 줄 밖에 있던 프란치스코회 신부 막시밀리안 콜베가 앞으로 나서 수용소장에게 '저 사람 대신 제가 죽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수용소장은 잠시 실랑이 끝에, 콜베가 사제라는 걸 알고는 교환을 승인했습니다. 어떤 이해관계도 없는 낯선 사람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겠다고 나선 순간이었습니다.
콜베는 아사형 감방에 갇힌 뒤에도 함께 갇힌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이끌며 버텼고, 2주가 지나도록 죽지 않자 결국 독극물 주사로 살해당했습니다. 1941년 8월 14일이었습니다.
살아남은 가조프니체크는 이후 아내와 재회했고, 1994년까지 53년을 더 살았습니다. 그는 매년 콜베가 죽은 날 아우슈비츠를 찾아 추모했고, 1982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콜베를 성인으로 선포하는 바티칸 광장 현장에도 직접 참석했습니다. 한 사람의 자발적 희생이 다른 한 사람에게 반세기가 넘는 삶을 되돌려준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극한 상황에서의 이타심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하나의 기록입니다. 물론 이 한 사례가 신의 존재를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자기 신앙이 진짜 어디까지 실천 가능한가'를 묻는 질문 앞에서, 이보다 더 극단적인 답을 내놓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