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가장 마지못한 회심자" — 끝까지 저항했던 무신론자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 C.S. 루이스는 원래 확고한 무신론자였고, 자신의 회심을 '영국에서 가장 마지못한 회심'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감동이 아니라 항복에 가까웠다는 뜻입니다.
주제: 회심, 철학 논증, 예술
루이스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1차 세계대전 참전을 거치며 신에 대한 신뢰를 잃었습니다. 옥스퍼드에서 그는 지적으로 단단히 무장한 무신론자였고, 종교를 인간이 만들어낸 위안으로 봤습니다.
그의 회심은 극적인 감동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진행됐습니다. 자서전 『예기치 못한 기쁨』에서 그는 자신이 만나고 싶지 않았던 존재가 '끈질기고 멈추지 않는 걸음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고 썼습니다. 1929년 옥스퍼드 모들린 칼리지의 자기 방에서 그는 결국 무릎을 꿇었고, 그날 밤 자신을 '어쩌면 영국에서 가장 낙담하고 가장 마지못한 회심자'라고 표현했습니다 — 기뻐서 항복한 게 아니라, 더는 버틸 논거가 없어서 항복했다는 뉘앙스입니다.
이때의 회심은 '신이 있다'는 데까지였고, 그리스도교 신앙까지 가는 데는 2년이 더 걸렸습니다. 결정적 계기는 1931년 옥스퍼드 애디슨 산책로에서의 긴 밤 대화였습니다. 상대는 두 명의 친구였고, 그중 한 사람이 『반지의 제왕』을 쓴 J.R.R. 톨킨이었습니다. 신화를 사랑하면서도 복음은 '또 하나의 신화'로 치부했던 루이스에게, 톨킨은 '그렇다면 이번엔 실제로 일어난 신화라고 보면 어떤가'라는 방향의 논의를 던졌습니다.
이후 루이스가 쓴 『순전한 기독교』는, 이 사이트의 다른 카드에도 등장합니다 —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이끈 프랜시스 콜린스, 그리고 워터게이트의 척 콜슨을 각각 무신론에서 돌아서게 만든 책이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마지못한 회심이 수십 년 뒤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들에게 연쇄적으로 영향을 준 셈입니다.
물론 '유명한 사람이 믿었다'는 사실이 신의 존재를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이 카드가 보여주는 건 다른 것입니다 — 회심이 반드시 감정적 고양의 형태로 오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가장 저항했던 사람에게 가장 논리적인 경로로 올 수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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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C.S. Lewis Institute — The Most Reluctant Convert
- 책 · C.S. Lewis, 『예기치 못한 기쁨』 (1955)
- 책 · C.S. Lewis, 『순전한 기독교』 (1952)